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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기준

조회수

5685

저는 2007년 졸업생이고 삼수생입니다.
주위에서는 왜 수능을 3번이냐 보냐고 핀잔도 주고 하였지만 언어영역 이 한 과목 때문에 수능을 3번이나 보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책도 많이 읽고 독후감도 많이 썼었지만 중, 고등학생이 되니 책을 거의 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평가원에서 주관하는 첫 6월 모의고사를 고3 때 치렀습니다. 그 때 언어성적이 5등급이 나왔습니다. 아무리 그때 시험이 어려웠다고는 하지만 너무나 좋지 못한 성적이 나온 것입니다. 그 이후 충격을 받아 언어영역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여 9월 모의고사를 치렀지만 3등급이 나왔고 결국 07 수능에서도 4등급이라는 암담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다른 과목 성적도 좋지 못했지만 3등급 이하의 성적은 언어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재수를 택했고 08 수능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언어영역이 문제였지만 누구하나 명쾌하게 알려주는 사람도 없어 고3 때와 같은 방식으로 언어를 공부했습니다. 결국 08년6,9,수능 모두 언어영역 3등급이 나왔습니다. 그때가 등급제라 다행이지 거의 4등급과 같은 점수들이었습니다. 똑같은 방법으로 1년을 반복하니 언어영역은 성적이 그대로였던 것입니다. 그냥 체념하며 수도권의 한 대학을 성적에 맞춰 썼습니다. 그러나 대학생활을 하면서 자꾸 아쉬운 생각에 결국 다니던 대학교를 2학기를 휴학하고 다시 한 번 수능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남은 기간은 약 5개월. 지금까지 모아놓았던 모의고사, 수능 성적표를 보면서 늘 제자리걸음 성적인 언어영역을 이번에는 꼭 잡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때까지도 언어는 고3때처럼 EBS문제만 왕창 풀고 각종 문제집을 시간 재가면서 풀었습니다. 틀린 문제도 왜 틀린지 해설만 보고 휙 넘겼습니다.

저는 문학쪽은 흥미가 있었기 때문에 지문을 읽고 문제 푸는 것이 재미있었고 또한 답이 틀린 부분이 별로 없었습니다. 문제는 비문학쪽이었던 것입니다. 비문학에서 좋지 못한 성적이 나오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경우는 아마 비문학 지문을 읽어도 한 번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같은 부분을 또 읽고 문제 한번 보고 또 읽고 이러다 보니 마음은 조급해지고 언어영역 자체가 다 망쳐버리는 것입니다.

이때 신문 광고 한 면을 차지하던 광고를 보았습니다. 솔직히 광고를 가끔 보면서 '저게 진짜 효과가 있겠어? 그냥 광고 아냐?' 이런 생각만 들어 별로 대수롭지 않게 봤습니다.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청했고 수능이 4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훈련과정이 매일 반복되고 모니터만 집중해서 20분 정도 바라보고 있으려니 눈이 피곤해지고 슬슬 지겨워졌습니다. 결국 훈련을 점점 게을리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언어영역을 다듬지 못한 채 09년 9월 모의고사를 모교에서 치렀고 역시 언어영역은 3등급. 이제 2달이 남았는데 언어영역 점수는 3년째 그대로였던 것입니다. 진짜 이번에 마지막 수능인데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겹다고 귀찮다고 팽겨 쳤던 훈련을 9월 성적표를 받은 이후로 '한번 믿어보자'하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훈련 했습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훈련을 한 후에 꾸준히 사탐 교과서 딱 30분을 읽었습니다. 훈련 과정을 일반 독서 과정에 적용시키려 애를 많이 썼습니다. 최대한 하나의 문장을 눈에 담으려 애를 쓰며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기 보다는 문장 뜻을 한 번에 읽고 한 번에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또 잠들기 전 훈련 1회를 반복하여 하루 2번씩 훈련, 30분씩 독서를 꾸준히 1달 정도 하루도 빼먹지 않고 했습니다. 그러다 놀랍게도 어느 날부터 책에 있는 글자가 문장단위로 눈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거부감 없이 머릿속에 자연스레 글이 들어오니 지문의 내용 이해도 훨씬 수월해졌고 지문 내용도 바로 바로 생각이 났습니다. 옛날처럼 문학 지문에 밑줄을 그어가며 읽거나 3번 이상 읽는 일이 많이 줄게 되었고 비문학 문제를 보면 그에 해당하는 지문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기억이 바로 바로 났습니다. 훈련하는 지문 중에는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글의 내용도 있어서 힘들었지만 다양한 글의 내용을 접해보면서 낯선 지문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이렇게 짧지만 최선을 다한 훈련을 끝마치고 09 수능을 치렀습니다. 결과는 언어영역 1등급이 나왔습니다. 비록 1등급에 겨우 든 언어영역 점수이지만 3년 만에 2등급도 아닌 그것도 1등급이라는 등급이 처음으로 나와서 너무 기뻤습니다. 이번에 저는 이번에 대학 원서를 옛날처럼 점수에 맞춰서 쓰지 않고 원하는 대학으로만 쓰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은 제 성적을 보고 비웃을지는 몰라도 저는 만족합니다.

물론 이 훈련때문에 전적으로 언어영역 점수가 올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의 독서습관을 바르게 고쳐주고, 책 읽기에 대한 즐거움을 알려준,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를 알려준 이 사이트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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