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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아론

조회수

4905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3월 모의고사를 본 후, 언어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죠..
"3월 모의고사 점수가 사실상 수능점수다."
"어렸을 적부터 책을 안 읽은 사람은 언어 공부 아무리 해도 독해력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언어영역은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
당시 언어 5등급이었던 저로써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말을 애써 안 믿으려 해도, 어렸을 적부터 책을 거의 전무 하다시피 읽지 않고 놀이터에서 뛰놀기만 했던 터라.. 언어 독해력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걸 저도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언어 모의고사시간에 반 정도 문제를 풀고 나면 시간이 끝나 대략 4~5지문을 그냥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저는 심각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다행히 수학을 좋아했기에 사고력과 이해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독해속도.. 독해속도가 문제였죠. 빠르게 읽자니, 지문이 이해가 안가고. 느리게 읽자니, 시간이 모자라고..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사관학교에 가겠다는 제 꿈을 접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의지가 나름 강했던 지라 그 날부터 죽어라 다시 책과 신문을 읽고, 글이라는 글은 닥치는 대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5등급이었던 언어점수가 서서히 오르게 되었죠. 그러나 역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거의 제로에 가깝던 속도를 수능시간까지 충분히 끌어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는지 결국 고3 수능에서 쓴맛을 보았고.. 다시금 용기 내어 도전한 재수에서 조차.. 언어 3등급을 맞으며..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평소에 수리와 외국어는 늘 1등급을 맞으며 성적이 잘 나와 주었던 터라 언어만이 저의 장애물이었습니다. 딱 2등급.. 워낙 어렸을 적부터 책을 안 읽었기에 많이 바라지도 않고 딱 2등급만 원했습니다. 언어 2등급, 수리 1등급, 외국어 1등급 정도면 그토록 가고 싶었던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바라볼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재수까지 실패 한 후 방황하던 무렵이었습니다. 우연히 신문에서 광고를 접하게 되었죠. 제게 약점인 언어영역에서의 속도를 향상시켜준 다는 말에 솔깃했습니다. 사실 그 동안 제 약점을 너무나 잘 알기에 속독학원도 몇 군데를 찾아갔었습니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고등학생은 안 받는 다느니.. 속독은 어렸을 때 해야 효과가 있다느니 하며 냉대를 받았었죠.. 하지만 이번엔 타겟이 수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고등학생과 n수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능 언어향상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정말 처음 접했기에 당장 신문을 들고 컴퓨터 앞에 앉아 홈페이지를 둘러봤습니다.
프로그램의 원리나 이미 체험하신 분들의 수기를 찬찬히 읽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훈련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나이제한이 삼수까지인 육군사관학교를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고, 이제는 마지막 기회기에 통장에 꼬박꼬박 모아둔 용돈을 과감히 투자했죠..

처음엔 솔직히 긴가민가했습니다. 훈련을 할 때 처음 몇 번은 기분상 왠지 속도도 빨라지고 독해력도 느는가 싶더니 며칠 뒤엔 슬럼프도 오고 스피드도 제자리고 했죠.. 그때마다 포기하고 신문 사설이라도 몇 개 더 읽을까 고민도 했지만, 어렸을 적 피아노 체르니 100번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관둔 게 평생 한이 맺혔던 기억을 되네 이며 (피아노는 체르니 100번의 고비를 넘으면 어느 정도 피아노실력이 붙는다고 그러죠.. ㅎ)꾸준히 훈련에 임했습니다.

무엇보다 숫자와 단어로 익혔던 인지능력 향상훈련과 의미단위 체화훈련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인지능력향상훈련을 통해서는 그 동안 굳다시피 한 눈동자와 뇌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훈련이 되어 좋았던 것 같고 의미단위 체화훈련을 통해서는 독해력 향상을 몸으로 느끼며, 말 그대로 글 읽는 법을 체화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동안 문장을 그냥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주르르 한 글자 한 글자 읽었었는데 의미단위로 끊어서 읽다 보니 끊는 단위가 구가되었던 게 절이 되고, 절이 되었던 게 문장이 되고 문장이었던 게 단락이 되면서 점점 스피드가 붙기 시작했고, 분당 400자 남짓 했던 스피드가 사실상 언어영역을 제 시간에 들어올 수 있다는 분당 1000자로 수렴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마침내 제자리였던 언어영역 점수가 느리게나마 오르기 시작했죠. 위에 말한 것처럼 이해능력은 어느 정도 있었지만 독해속도가 현저히 느렸던 제게 독해속도가 붙으니 언어영역이 서서히 오르게 된 것이죠. 그리고 마침내 목표한 데로 6월 전국 모의고사에서 2등급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육군사관학교 1차 시험도 언어영역 시간 모자람 없이 잘 풀고 합격할 수 있었고 덤으로 경찰대학교 1차 시험도 언어영역에서 시간 모자람 없이 잘 풀고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 무렵 드디어 분당 1000자 이상의 스피드를 안정적으로 마크하고 있었죠.. ^-^ 하지만 사실 불안했습니다. 6월 모의고사에서 2등급을 찍었지만 이게 정말 내 실력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성적의 변동이 심했던 터라 말이죠..

수능에서도 안정적으로 등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9월 모의고사에서도 내가 확실히 언어 2등급까지 올라왔다는 걸 확인해야 했습니다. (9월 무렵부터는 반수생들의 합류로 성적유지도 굉장히 어렵다는 걸 이미 수험생활을 거치신 분들이라면 아실 겁니다. ^-^) 그래서 사관학교 1차 시험이 끝난 후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신문사설들을 읽으며 언어영역 유지에 힘썼습니다. 그리고 9월 모의고사가 찾아왔죠.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다시금 언어영역 2등급을 찍었고 이제 수능 시험장에 가서만 떨지 않고 차분히 풀면 그토록 갈망했던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느낌이 오더군요.

그리고 결국 수능시험장에서도 훈련을 통해 몸에 이미 자리 잡은 속도로 깔끔하게 문제를 풀고 2등급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어렸을 적부터 언어공부 좀 해놔서 시 같은 현대문학이나 고전문학 같은, 속도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미리 익혀뒀더라면 1등급도 무난히 찍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비문학은 확실히 거의 100%로 선방해 나갈 수 있었지만요.. ^^) 그래도 이 훈련 덕분에 한때 5등급이었던 언어를 2등급으로 끌어올리고 당당히 대한민국의 국방을 짊어질 호국간성의 요람,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꼭 이뤄내야 할 꿈이 있으신 분들, 언어영역 속도가 자꾸 발목을 잡는 분들에게라면 자신 있게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속는 셈 치고 일단 시작해보세요.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해나가시다 보면 어느새 무르익어있는 자신의 언어적 마인드와 실력에 놀라실 날이 오고, 또한 향상된 성적표에 흐뭇해하실 날이 오실 겁니다. 대한민국 고3, N수 수험생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충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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