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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센터문의 031)718-1200
작성자  심소리  조회수  6235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09수능을 보고 이번에 10수능을 또다시 본 학생이에요.
한번으로 끝내야 할 수능을 두 번 본 사람으로서 저의 이야기는 사실 그다지 자랑스럽지 않은 게 사실이에요. 그럼에도 부끄럽지만 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해요. 특히 제가 도움을 중점적으로 받은 언어영역과 사탐(정치)과목에 대해서 자세히 쓸게요. 그리고 수험생을 위한 제 나름대로의 언어영역 공부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드릴게요.

먼저 작년 이야기를 하자면, 09년도 수능은 저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참담했어요. 수리와 과탐은 예상했던 대로 반타작을 겨우 면한 게 고작이었고, 외국어는 다행히도 다 맞았지만 그 점수가 소용없을 정도로 다른 과목들이 너무 심각한 상태였어요. 특히 믿었던 언어에서 2등급을 받고 그야말로 좌절했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였던 것 같아요.

당시, 전 그야말로 패닉상태였어요. 제 문제점이 항상 언어영역에서 시간이 모자라는 점이었는데, 결국 수능 때도 제 발목을 잡고 말았어요. 뒤에 문제가 15문제 가까이 남았는데 시간은 10분 남짓 남았거든요. 지문과 문제를 제대로 읽을 새도 없이, 그야말로 찍는 수준으로 뒤의 문제들을 풀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앞의 문제를 완벽히 푼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재검토가 절실한 상황이었지만 할 수 없었죠. 마킹을 다 끝내자마자 시험 종료벨이 울리더군요. 전 그나마 마킹이라도 다 한 걸로 자기위안을 삼았지만, 점수만은 속일 수 없었어요. 89점. 평상시보다도 못 본 점수였어요. 수능 자체에 대한 긴장감과 저의 실력부족이 점수로 나타났던 거죠.

저는 정말 재수를 하고 싶었지만, 재수도 쉽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더라구요. 결국 저는 중앙대학교 09학번으로 등록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미련을 버리기는 쉽지 않았어요. 결국 저는 중앙대학교를 1주일 다닌 후 재수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자퇴를 하고 싶었지만, 가족들의 반대로 인해 학적은 유지하면서 계속 공부를 하기로 했어요.

올해 재수하면서 저는 혼자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어요. 이과에서 문과로 전향해서 수리에 대한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고, 외국어 같은 경우에는 혼자서 해낼 자신이 있었어요. 문제는 언어와 사탐이었어요.

일반적으로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학원을 가거나 인강을 듣잖아요? 하지만 저의 경우에 학원은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아깝고, 언어 인강은 작년에 들어봤지만 많은 도움이 되지는 않았어요. 결국 속는 셈치고 해 보기로 했어요. 그다지 믿음이 가지는 않았지만 저렴한 가격이 너무 매력적이었거든요. 그렇게 6월부터 수능스폐셜에 등록해서 10월까지 공부했어요.

훈련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현재 자신의 전반적 리딩상태를 체크하는 프로그램을 하게 되요. 리딩 속도와 리딩 정확도, 그리고 리딩 메모리(읽는 내용에 대한 단기기억력)을 측정하게 되는데, 역시나 저의 경우 리딩 속도는 평균에서 다소 떨어지지만 리딩 정확도와 리딩 메모리는 평균적 수준으로 나왔어요. 속독을 못하는 저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 거죠. 이 프로그램은 본격적인 프로그램 전에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어서 스피드뿐 아니라 전체적 언어영역의 학습계획을 세울 때에도 도움이 되요.

여기서 잠깐 갑작스럽지만 유형별로 제 나름대로의 언어영역의 공부 방법을 말씀드릴게요.
먼저 저처럼 속독이 안 되시는 분의 경우, 비문학 지문을 시간을 정해놓고 점점 시간을 단축시켜가며 푸는 방법이 있어요. 이 때 중요한 건 시간을 단축시킬 때 리딩 정확도를 떨어뜨리면 안 된다는 점이에요. 속독의 목표는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이 방법도 물론 좋지만 제가 시도했던 여러 방법 중 가장 효과가 있었던 건 이거였어요. 왜냐하면 속독은 사실 혼자 힘만으로는 지속적으로 훈련하기 어렵거든요. 프로그램 전반에 속독훈련을 기본적으로 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서(모든 지문과 문제풀이에 시간제한이 있고,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점점 시간이 단축돼요.)처음에는 긴가민가하지만 계속적으로 훈련을 하면서 문제집을 풀면 어느 순간 스스로 읽는 속도가 향상된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읽은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제 생각에 이건 단기 기억력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당사자의 오랜 기간의 잘못된 읽기 습관 때문인 것 같아요. 단지 덜렁거리는 성격이라고 간단히 생각하지 말고, 먼저 차분히 문제를 푸는 습관을 들이세요. 그리고 성격보다는 기억력의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이 훈련도 괜찮을 것 같아요. 프로그램 중에 󰡐인지능력 향상 훈련󰡑 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이 프로그램에서는 말 그대로 주어진 내용을 인지해서 마치 붉은 도장을 찍듯 마음에 새겨두는 훈련을 해요. 이런 훈련을 계속 하면 제시문의 길이가 길어도 문제 풀 때 자신이 인지한 내용은 기억할 수 있어서 시간까지 덩달아 절약할 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해당 내용을 지문에서 찾지 못해서 문제를 못 푸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문제에서 물어보는 내용이 지문의 어디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한 번에 감이 잡히지 않는 분들이죠. 이런 경우 위와 같이 󰡐읽는 습관󰡑자체가 잘못 형성되어 있을 수 있어요. 지문을 읽으면서 중요한 단어나 문장에는 표시를 해 가면서 읽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거나 혹은 문장의 중심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러한 문제가 있는 수험생은 비문학의 경우에는 문단의 중심내용을 찾아 직접 써 보고 답지의 내용과 비교해 보고, 문학의 경우 전체적 줄거리와 인물의 성격, 인물관의 관계를 스스로 정리해서 답안지와 비교해 보세요. 처음에는 자기가 생각해도 엉뚱한 내용들만 나와서 포기하고도 싶겠지만, 점점 그럴듯하게 정리할 수 있을 거예요.

학습계획을 세운 후에는 훈련을 하고 언어문제집을 푸는 순서로 공부하시면 더 좋은 효과를 얻으실 수 있어요. 저도 아침에 제일 먼저 훈련을 하고, 언어문제집을 푼 후, 독서실에 가서 공부했어요. 언어시험은 오전에 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수능 시간표에 맞춰 언어를 가장 먼저 공부하는 것도 좋은 공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이렇게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프로그램이 시작 되요. 본격적인 프로그램의 시작은 항상 󰡐워밍업󰡑이라고 해서 간단한 명상과 안구운동이에요. 청명한 목소리의 성우 분께서 자신의 목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말을 나지막이 해 주세요. 처음에는 사실 좀 재미있기도 하지만, 진지하게 자신의 전체적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어요. 그리고 상하좌우 안구운동이 시작 되요. 중요하지 않은 듯 보여도 언어영역 전 안구운동은 눈의 뻑뻑함 없이 제시 문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읽는 데 도움이 되요.

워밍업 이후의 훈련은 각 단계별로 달라져요. 수능스폐셜의 경우 총 3단계가 있는데 각 단계마다 프로그램의 훈련구성과 내용이 달라지거든요. 워밍업 후의 여러 훈련들 중, 가장 저에게 도움이 되었던 훈련들을 중심으로 말씀드릴게요.

앞에서도 언급했듯 프로그램 전반의 속독훈련이 비문학영역 독해시간을 단축시키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작년에는 언제나 언어영역에서 시간이 5분 정도 모자랐고 수능 때는 결정적으로 10분이나 모자랐지만, 이번 수능 같은 경우에는 문제를 다 풀고도 10분이 남았거든요. 덕분에 비교적 여유롭게 수능 언어시험을 치룰 수 있었어요. 특히 언어영역은 점점 비문학 문제의 비중이 높아지고, 비문학 지문의 개수도 늘어나고 있어요. 상대적으로 출제범위가 한정되어있는 문학영역과 달리, 비문학은 출제범위도 넓고 난이도 조절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출제자들이 선호하거든요. 이렇게 비문학의 비중이 커진 수능에서는 속독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어요. 비문학 지문 하나를 제때에 읽지 못하면 3~4문제를 버려야 함은 물론이고 뒤의 문제들을 푸는데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추세가 계속될수록 훈련을 열심히 한 수험생은 그렇지 않은 수험생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겠죠.

그리고 인지능력 향상훈련도 효과가 컸어요. 이 훈련은 굉장히 창의적인 훈련이라고 생각해요. 위에서 쓴 것처럼 제시되는 내용을 순식간에 머리에 새기는 훈련이에요. 말 그대로 󰡐인지능력󰡑을 극대화시키는 훈련인데, 일반적인 기억력 향상 훈련과도 차이가 있는 훈련이에요.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숫자, 글자, 혹은 모형들을 단기적으로 인식하고, 문장 또한 빠르게 읽고 인식해서 제시되는 것이 앞에 나왔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이 이 훈련의 내용이에요. 이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기억한다는 느낌보다는, 머리에 도장을 찍거나 혹은 새기듯이 간직했다가 문제를 풀고 깨끗이 다시 치워버리는 능력이 생기게 되요. 항상 문제를 풀 때까지만 필요한 만큼의 정보를 저장했다가 지웠다 할 수 있으니 문제풀이에서 정확도는 올라가고 시간은 단축돼요. 또한 이 훈련에는 비슷한 철자의 여러 단어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어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꺼라 생각해요.

또한 기억능력 향상훈련도 저에게는 필요한 훈련이었어요. 이 훈련은 짧은 문장들을 보여주면서 제시된 단어가 문장에 사용된 단어인지, 혹은 동일한 뜻을 가진 다른 문장을 제시해서 같은 뜻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훈련이에요. 처음에는 난이도가 쉽지만 갈수록 문장의 개수가 많아지면서 어려워져요. 전 기억력에는 자신 있었는데 이 훈련을 하면서 제가 많이 부족했다는 걸 알게 됐고 언어영역에서 기억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 있었어요. 기억능력 향상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수능 볼 때쯤 돼서 언어문제를 풀 때 문학과 비문학 모두 문제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지문에서 찾기 위해 지문을 완전히 새로 읽어야만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에요. 심리적으로도 안정되고 문제풀이 시간도 단축할 수 있었어요.

항상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의미단위 체화훈련, 활용 테스트의 순서로 이루어져 있어요.
먼저 의미단위 체화훈련은 지문을 의미단위로 끊어 읽기를 연습하는 훈련이에요. 대다수 학생들은 외국어는 끊어 읽기를 하면서도 언어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언어에서도 끊어 읽기 훈련이 능숙해질수록 지문의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요.

마지막인 활용 테스트에서는 실제 시험처럼 5개의 지문을 읽고 각 지문마다 5개의 문제를 풀었어요. 문제 스타일이 정해져 있었는데, 지문의 전개방식, 내용확인, 문단의 중심내용 찾기, 뒤에 이어질 내용 찾기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특히 전개방식 찾기는 저의 큰 약점이었는데 훈련을 계속 훈련 한 덕에 수능쯤에는 웬만한 문제는 맞출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훈련을 계속 하면서 지문을 파악하는 능력이 그 전에 비해서 굉장히 좋아졌어요. 덕분에 사회탐구 영역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사회탐구에서는 해당 과목과 관련된 시사지문파악 문제도 출제비중이 높기 때문에 지문을 파악하는 능력도 중요해요. 저는 작년까지는 이과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런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사회탐구영역에서 시사관련 문제들이 부담스러웠지만 점점 적응해 가면서 사회탐구가 편해졌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훈련이 그런 면에서 제 사회탐구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특히 시사문제가 많이 나오는 정치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훈련의 성과와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훈련을 실제 받을 때 보다 지금 쓰고 보니 얼떨결에 한 선택이 저에게는 정말 행운이었던 것 같네요. 이렇게 80회 넘게 하고 2009.11.12 마침 제 생일이던 날 저는 두 번째 수능을 봤어요.
작년에는 많이 떨었던 것 같은데, 두 번째라 그런지 올해는 별로 떨리지는 않았어요. 일교시 언어영역 시작 전에 최대한 차분하게 마음먹으려고 노력했어요. 언어는 수능의 시작이기 때문에 언어를 본 후의 느낌에 따라 전체적인 수능 점수가 바뀔 수도 있고, 또 언어영역의 특성상 컨디션에 따라 점수변동이 심한 과목이라서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했어요. 듣기영역의 경우에는 제가 가끔 문제를 놓치고 실수를 하기 때문에 들리는 내용을 최대한 받아 적고, 스피커에만 집중하도록 노력했어요. 문학, 비문학 영역을 풀 때는 한 번에 답이 보이지 않는 문제라고 해도 당황하지 않으려고 속으로 제 자신을 다독였죠. 당황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도미노처럼 문제를 못 풀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지문을 완전하게 다 읽고 이해한 후, 문제를 풀었어요. 개인별로 다르겠지만 저의 경우 문제를 먼저 보게 되면 지문을 꼼꼼히 읽지 못해서 오히려 점수가 더 떨어지거든요. 이건 각 개인에 맞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문제를 계속 풀었는데 신기하게도 막히는 문제는 제가 틀린 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없었어요. 약간 고민했던 문제들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잘 해결이 되었죠. 50번까지 다 풀고 시계를 보니 약 10분 정도가 남아 있었어요. 시간에 쫓겼던 작년과 비교하면 스스로 생각해도 장족의 발전이었어요. 재검토를 하고, 마킹을 하고, 수험표에 답까지 적고(사실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수험표에 언어 답 적어오는 것은 포기한 상태였어요.) OMR마킹과 문제지를 2번 비교한 후에 시험은 끝났어요. 제 예상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시험이었어요. 시작이 좋아서 그런지 이번 수능은 모든 영역이 작년에 비해 훨씬 좋은 점수가 나왔어요.

언어영역은 98점을 맞았고 사회탐구영역, 특히 정치는 50점 만점을 맞았어요. 수리와 외국어도 모두 1등급이 나와서 지금은 수능 끝난 후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어요. 불가능할 것만 같던 저의 재도전의 성공, 그리고 제 꿈의 실현에 도움을 준 경험을 제 긴 이야기를 읽어주신 다른 분들께서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칠게요. 다시 한 번, 정말......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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